물리적기술 응용

마그네슘의 연소특성은 반응 속도가 빠르고 강한 빛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특성을 응용한 것이 섬광탄이다. 이것을 전장 조명용으로 사용한 지는 이미 오래 전의 일이다. 최근에는 수류탄과 같은 소형의 폭발물로 만들어 테러 진압용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하이재커들에게는 결코 달갑지 않은 무기가 되어버린 것이다.

특정범위의 초저주파음은 사람을 무기력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16Hz 정도의 강력한 초저음은 사람에게 구토, 현기증, 불쾌감, 탈진감 등을 일으키게 한다. 이같은 초저주파음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발생(generating)할 수 있다. 이것을 휴대 가능한 소형으로 만들어 전장이나 테러 현장에서 사용한다면 건물, 차량, 선박 등 인위적 또는 자연적 구조물 내에 있는 인간표적을 살상하지 않고 일시적으로 무력화하여 자신의 의사대로 행동케 할 수 있을 것이다.


메커트로닉스 응용

　주월 미군 사령관을 지낸 웨스트모얼랜드 장군은 그의 회고록에서 장차전의 형태를 전장자동화가 넓게 시행될 것이라고 하면서 로봇을 주요한 방안으로 제시하였다. 하늘에는 무인비행기, 바다에는 무인선박 등이 운용될 것임을 예측했다. 지상에서는 사람, 장비 등의 이동을 감지하는 센서뿐만 아니라 화력, 기동장비까지도 무인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의 예측과 주장은 아무 곳에도 없고 어디에나 있는 보이지 않는 적과 싸워야 했던 월남이라는 독특한 전장에서의 체험을 반영한 절실한 고백이기도 하지만 오늘날 전쟁의 형태를 예언하는 탁견이기도 하다.

전장에서 사용되는 로봇은 이제 사람을 대신하는 희생대체 수단의 수준을 넘어 독특한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수십 마이크론에서 수 밀리미터 정도의 극소형의 간단한 로봇은 근래에 급격히 발달하면서 그 활용 범위가 크게 확대되고 있는 메커트로닉스이다. 주사기로 혈관에 투입하여 막힌 혈관을 뚫거나, 각종 배관에 주입하여 청소를 하거나 막을 수도 있는 등 인간이 직접 접근하기 어려운 미세공간이나 오염지대, 위험한 곳 등에서 활동하게 할 수 있다. 마이크로로봇은 특정 전자기적 에너지에 반응하는 비교적 간단한 기계적 구조물이기 때문에 동작에 필요한 에너지는 외부로부터 마이크로웨이브로 에너지를 공급할 수도 있다.

이 마이크로로봇을 특정한 물질에 반응하는 특성을 갖게 하여 심야에 소형 항공기로 은밀하게 적진에 침투하여 살포한다면 차량, 항공기, 통신설비 등 복합적 구조체인 적의 전투력을 하룻밤 사이에 갉아먹어 못쓰게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생화학적 기술 응용

▲ 금속연화제(LME : Liquid-Meal Embrittlement) : 각종 금속의 입자구조를 화학적으로 변하게 하여 금속재질의 장비나 설비를 구조적으로 약화시키거나 파괴한다. 이 금속연화제를 적절한 투발수단(delivery system)으로 적진에 투사하면 적의 전투장비들은 그야말로 순식간에 고철 덩어리가 되어 버릴 것이다. 특히 항공기를 이용하면 넓은 지역의 적의 기동장비, 화력, 통신장비, 벙커, 화력진지 등이 무력화될 것이다.

▲ 급속생장식물 : 수시간 내에 싹이 트고 며칠 내에 수십 센티미터의 키로 성장하는 식물의 씨를 적 주둔지에 살포하면 적은 연락, 기동 등에 있어 운신의 폭이 크게 제약될 것이다.

▲ 강력윤활제 : 비행장의 활주로를 아주 미끄럽게 만들어 버리면 항공기는 활주로를 이탈하여 파손될 것이고 정비사들은 발걸음을 내디딜 수 없어 정비지원을 못하게 될 것이다. 또한 도로를 얼음판보다 더 미끄럽게 만들면 전차나 차량의 이동이 불가능해질 것이다. 이러한 초강력 미끄럼 제재들을 항공기나 미사일에 장착하여 적에게 살포하면 싸우고자 하는 의지가 있더라도 싸울 수 없는 환경이 되어버릴 것이다.

▲ 급속포장제 : 적의 병사나 전투장구를 순간적으로 기밀포장해 버리면 어떻게 될까. 병사는 현 위치에서 고착되어 질식할 것이고 장비들은 시동이 꺼지고 작동을 멈출 것이다. 그것은 최소한의 희생으로 적의 전투력을 순간적으로 마비케 할 수 있다.
그러한 경우에 사용하고자 하는 것이 순간접착제나 급속포장제이다. 경금속제 막(silver shroud)이나 고무 및 합성수지로 만든 얇은 막이나 접착제 등으로 순간포장이 가능하다. 일명 `Goop Gun' 이라고 불리는 장비는 강력한 고무 접착제를 발사하여 적을 고착시킬 수 있다.


기 타

걸프전 초기 미국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에 탄소 섬유 다발(spool)을 실어 바그다드 부근의 전력(electric power) 설비들에 투사했다. 그 결과는 대단했다. 어지럽게 얽힌 고압전력 설비들을 탄도섬유로 된 실(?)들로 단락케 했다.
그 이후 전력설비들을 공격하기 위해 대규모의 폭격편대를 보낼 필요 없이 몇 발의 미사일로 기능을 마비케 할 수 있음이 증명되었다.

비살상무기가 파괴하되 다 죽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완벽하게 보장하지는 않는다. 적의 전쟁의지를 빼앗는 것을 산뜻하게 처리할 수 없는 것이다. 다만 최소한의 파괴와 최소한의 인명손실을 추구할 뿐이다. 그것이 살상을 극소화하면서 나의 의사를 적에게 직접 투사하고자 하는 새로운 전쟁요구의 실마리를 풀어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 공군참모총장 정책보좌관 권재상 대령 >

< 출처 : 국방일보=밀리터리 리뷰, 2003. 10. 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