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인 개발전략 수립

우주분야 전문인력이 부족하고 군사적 우주시스템이 전무한 우리 군의 현실을 고려할 때 단기간에 모든 분야에서 주변국 수준의 우주전력을 갖추기는 무리이다. 따라서 군 우주시스템을 획득해 나감에 있어서 우선적으로 필요한 분야를 선정하여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이를 바탕으로 하나씩 분야를 확대해 나감으로써 전체적인 우주전력의 윤곽을 형성하는 구체적이고 단계적인 장기추진전략이 필요하다.

우주전력의 가장 중요한 구성 요소는 군사위성이다. 따라서 정찰 및 정보수집, 표적정보획득 및 정밀공격지원, 기상, 통신, 항법지원 등 우주를 통해 군사작전을 지원할 수 있는 각종 위성활용 체제를 하나씩 단계적으로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현재 각종 항공기뿐만 아니라 지상차량, 전투함정, 유도탄 등 다양한 무기체계에 적용·운용되고 있는 GPS 위성항법체계는 24기의 NAVSTAR(Navigation Satellite Timing and Ranging) 위성을 토대로 운용되는 범세계적인 시스템으로 우리가 독자적인 체계를 구축하여 운영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위성을 이용한 정밀 항법지원은 해외 항법위성을 최대한 활용하여 지상·해상·공중 작전지원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GPS 수신장비를 독자 개발하고, GPS를 이용한 다양한 무기체계를 개발하며, 차등 지구위치측정체계(DGPS)의 지상 기준국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GPS 활용체계 구축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대전자전 능력 및 생존성을 갖춘 대용량의 군 통신지원을 위해 필수적인 위성통신체계 구축은 우선 무궁화 위성을 활용하여 각 군의 통신망 및 C4I, MCRC 등을 통합·연동함으로써 그 능력을 향상시키고, 장기적으로 군 전용 통신위성을 확보하여 광역 종합정보통신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국가 우주개발 계획에 의거 발사되는 인공위성을 종합적으로 관리하여 그 활용성을 높이고, 유사시 군사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인공위성 종합 통제센터와 이를 지원하기 위한 우주감시체계의 구축이 시급하다. 우주감시체계는 우선 미 우주감시 네트워크와 연계한 감시체계를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전자광학 및 레이더 우주감시체계를 확보하여 한반도 상공의 인공위성 활동 및 우주물체를 감시, 추적, 식별할 수 있는 독자적인 능력을 구축해야 한다.




국가우주개발 계획과의 연계

인공위성을 포함한 우주시스템 개발의 세계적인 추세는 막대한 투자비용을 고려하여 민·군 겸용체제 및 다국간 공동개발체제로 발전해 가고 있다.

미국이 MILSTAR 군사통신위성 시스템을 완성하는데 약 170억 불의 예산이 소요되었으며, 우리나라가 2015년까지「국가 우주개발 중장기 기본계획」을 추진해 나가는 데는 약 5조 1,0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같이 우주개발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한 국가가 우주분야를 개척하고 우주전력을 확보해 나감에 있어서 과잉 및 중복투자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 있다.

우리나라도 비용절감을 위해 현재 ‘국가우주개발위원회’를 통해 통합 조정을 하고 있으며, 한 위성에 여러 센서를 탑재하여 다양한 임무를 수행토록 하는 다목적 위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공군이 우주시스템을 구축하고 우주전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이와 같은 전략이 필요하다. 국가 우주개발의 틀 속에서 우주전력을 구축해 나가야 하며, 한 시스템으로 민과 군의 요구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민·군 겸용체계를 구축하여 비용감소와 효용의 극대화를 추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한반도 안보환경에 적합한 적정 수준의 우주전력을 구상하고, 그 시스템들의 세부성능을 제시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을 바탕으로 국가우주개발의 틀 안에서 민·군 공동연구를 통해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용을 얻을 수 있는, 그리고 상호보완적이면서도 융통성있게 운용할 수 있는 최적의 우주체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무기체계의 우위는 전쟁에서의 필수요건

과거의 전사를 살펴보면 무기체계에서 상대국에 뒤진 국가가 전쟁에서 승리한 예가 극히 드물다. 즉, 핵심 무기체계에서 우위에 있는 국가는 상대국보다 다양하고 유연한 전략과 전술을 구사함으로써 전장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그리고 자신의 의도대로 진행시킴으로써 보다 많은 승리의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된다.

바야흐로 우주전력이 군사력의 핵심으로 등장하고 있는 이때에, 국가 영공방위를 책임지고 있는 우리 공군은 예견되는 미래의 우주위협에 대해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한반도의 미래 국가 안보와 번영을 보장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중국, 일본 등 한반도 주변국이 이미 상당 수준의 우주전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우주를 통한 군사작전 능력을 꾸준히 신장시켜 나가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우리 공군도 더 늦기 전에 우주로 눈을 돌려 우주전력을 하나씩 단계적으로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 자료제공 : 대한민국 공군, 2003. 7. 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