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려면 발사 직후의 가속단계(부스트 단계)를 노려야 효과가 가장 크다. 가속단계는 미사일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3분에서 5분의 가속시간을 가진다. 이렇듯, 한정된 시간 내에 목표의 탐지, 인식, 조준, 사격 등 모든 과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미사일 요격무기에는 무엇보다도 속도가 요구된다. 이런 점에서 유망한 무기가 레이저 등의 지향성에너지무기(DEW : Directed Energy Weapons)와 레일건(Rail-Gun)을 중심으로 한 운동성에너지무기(KEW : Kinetic Energy Weapons)이다.
가속단계는 아직 여러 개의 탄두를 추진체에서 분리시키기 전이기 때문에, 만약 목표 탄도미사일이 클러스터 미사일과 같은 여러 개의 자탄을 가진 경우 한 번에 다수의 핵탄두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 하나 하나의 다탄두들이 독립적으로 날기 시작하면 이를 요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요격을 하는 데는 탄두가 분리되기 전 단계, 더구나 추진체에 로켓연료가 남아 있는 단계가 가장 적절하다. 추진체는 탄두보다 수십 배나 크기 때문에 조준하기가 쉽고, 속에 연료가 들어 있기까지 하면 폭발시키기도 쉽다. 탄두는 일단 우주공간으로 날아간 다음에 목표지역 부근에서 대기권으로 재돌입하기 때문에, 그 시점에는 대기와의 마찰열로 시뻘겋게 달궈진다. 그 열을 견디기 위해서 탄두부분은 강판과 세라믹으로 뒤덮여 있다. 그러나 추진체부분은 연료를 싣는 만큼 가능한 한 가볍게 만들지 않으면 미사일이 날지 못하기 때문에 두께가 불과 몇 mm 정도밖에 안 되는 알루미늄합금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어느 쪽이 파괴하기 쉬운지는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대형이며 연소속도가 느린 러시아의 SS-18의 경우도 가속단계는 발사 직후 300초 정도이다.
비교적 연소속도가 빠른 미국의 MX-피스키퍼(Peacekeeper)의 경우에도 180초 정도에 불과하다. 그리고 다탄두를 모두 분리하는 데에도 발사 후 650초(약 11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따라서 미사일을 격추시키려면 늦어도 발사 후 10분 이내에, 가능하다면 연료가 남아 있는 5분 이내나 3분 이내가 가장 안전하고 확실하다고 할 수 있다.
지향성에너지무기(DEW)
현재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속도는 광속이다. 이 속도에 근접할수록 질량은 무한대로 증가하기 때문에 그 이상의 속도를 생각할 수 없다. 어쨌든 탄도탄의 요격에 사용하는 무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기 때문에 광속이 가장 이상적이다. 빛은 초속 30만㎞로 나아가기 때문에 1초간에 지구를 7바퀴 반이나 돈다. 그러나 광속은 실제적으로 불가능하기에 광속에 가까운 속도를 가지는 지향성에너지무기를 사용한다.
지향성에너지무기란 열선, 레이저, 전자류, 입자류 등 광속 또는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직진하면서 큰 에너지를 운반하는 수단을 총칭한다. 빛과 같은 빔을 형성하기 때문에 빔무기(Beam Weapon)라고 불리기도 한다. 지향성에너지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기술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현재 미국에서 구체적으로 연구가 진척되고 있는 것은 적외선 영역의 화학-고 에너지 레이저, 극단파장의 엑시머 레이저, X-레이저, 자유전자 레이저, 중성자 입자빔 등 다섯 종류이다.
파장과 위상이 가지런한 레이저는 태양광선과는 달리 공기가 없는 우주공간에서 산란을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에너지를 멀리까지 운반할 수 있다. 물론, 수백-수천㎞ 떨어진 미사일을 파괴하려면 극단적으로 큰 에너지가 필요하며 이것을 전기력으로 공급하려면 대형 발전소 몇 개 분에 해당하는 거대한 장치가 필요하다. 이것을 우주궤도를 도는 인공위성에 탑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두 가지 물질의 화학적 반응을 이용한 화학레이저라면 위의 문제와 같은 에너지 생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화학레이저는 상온에서 기체인 수소, 중수소, 불소 등을 사용하여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화학반응에 의한 고온과, 여기에 의해서 발생하는 적외선을 이용하는 레이저이다. 이 화학에너지를 사용하면 전력이 필요 없어서 장치가 간단해지며 대단히 먼 곳까지 에너지를 보낼 수 있다.
현재 지향성에너지무기로 개발이 가장 많이 진척되어 실용화 단계에 근접한 것은 불화수소(HF) 레이저이다. 이 레이저는 불소와 수소의 화학반응으로 발생하는 적외선을 이용한 것이다. 불소와 중수소를 사용하면 DF레이저라고 부르며, 불소 대신에 요오드를 사용하면 보다 파장이 짧은 적외선(1.3μ)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아이오다인(Iodine) 레이저라고 부른다. 두 가지는 모두 거의 비슷한 성질을 지닌 레이저이다. 아이오다인 레이저는 우주기반 레이저로서 가장 유망한 시스템으로 알려져 있다.
불화수소레이저는 파장 2.7μ~2.9μ의 적외선이기 때문에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발진장치에서 만든 레이저를 대형 거울을 사용하여 집중시켜 목표를 향해 송출한다. 이러한 우주 레이저무기는 미사일 방어를 위해 사용하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하고 있지만, 대 위성 요격무기(ASAT), 적 발사체의 발사 무력화, 저출력 빔을 이용한 적 위성정보의 파괴 및 무인 비행체의 파괴 등에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우주기반 레이저 무기의 실질적인 배치를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첫째 수천 ㎞/h의 속도로 움직이는 물체에서 다른 움직이는 물체를 맞추어야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둘째 발사 및 궤도에서 레이저시스템을 유지하고 운용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이 막대하다.
셋째 엄청난 양의 화학 연료량 및 연료 재충전이 요구되며, 넷째 고출력을 생성하는 시스템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장거리 또는 대기를 가로질러 빔을 전파하고 안정화시키기 위한 기술이 요구된다.
입자 빔무기는 거의 빛의 속도로 원자 입자의 빔을 물체를 향해 발사할 수 있으며, 어떠한 레이저보다도 훨씬 파괴적인 힘을 생성할 수 있다. 입자 빔무기는 파워 생성원과 가속터널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자, 양자 또는 수소 원자 등을 터널을 통하여 가속시킨다. 입자 빔무기의 주요 문제는 우주에 올려놓을 수 있을 정도의 경량의 파워 생성기를 개발하여야 한다는 것이다(보통 수백만 전자볼트 및 수천만 와트의 빔출력 요구).
< 자료제공 :
대한민국 공군, 2003. 8. 2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