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독일이 통일되면서 동서냉전이 종식된 지 십수 년이 흘렀고 그 후 세계정세는 많은 변화를 거듭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소비에트연방이 붕괴되면서 연방국들은 각각 독립을 하여 국가연합방식으로 재편, 상호국가이익을 추구하고 있으며 나토와 대립하던 바르샤바조약기구가 해체되면서 많은 동유럽 국가들이 나토 가입과 함께 서유럽의 정치와 경제체제에 동화되고 있다. 또한 미·소가 주축이 되었던 양극체제가 미국 중심의 유일 단극 체제로 재편되면서 국제정치 및 세계경제는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급속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에서도 냉전붕괴와 함께 많은 변화를 겪게 되었다.

철의 장막과 죽의장막으로 불리었던 러시아와 중국과의 수교는 그 대표적인 변화라 할 수 있다. 수교 10년이 지난 중국은 제1의 교역상대국으로 부상하였으며, 러시아와도 직간접의 경제적, 군사적 교류가 이루어지면서 우호적인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

이처럼 냉전종식으로 인한 가시적 변화가 있기도 하지만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 안보정세는 유럽과는 달리 실제적인 변화에 앞서 좀더 복잡한 안보인식을 요구한다.


새로운 안보 저해요인의 출현

남북은 다각도로 화해와 협력, 교류의 노력을 지속하고 있지만 안보상황에는 괄목할 만한 변화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현재 남북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면서 상호 엄청난 군사력으로 무장한 채 대결구도를 지속하고 있다. 또한 연평해전과 서해교전과 같은 무력충돌은 그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호간 군사적 신뢰가 아직 멀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한편 우리의 안보 저해요소는 남북의 군사적 긴장상황뿐만 아니라, 비군사적 위협요소로 인해 증가할 것이다. 경제적 배타수역의 권익침해, 대륙붕 자원개발 경쟁으로 인한 영토분쟁 등은 주변국과 주권적 요소와 실질적인 국가이익의 충돌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안보 저해요소이다.

더욱이 지난 2001년 미국의 9·11 테러는 안보에 대한 새로운 개념이 요구될 정도로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또한 최근 들어 빈발하고 있는 각종 기상이변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한 파괴력을 보이며 국가를 재난상황으로 몰아가기도 한다.


안보의 핵심전력, 공군

전 세계적으로 현대전의 승패는 공군력에 의해 좌우된다는 실증적 경험들이 계속해서 전사(戰史)에 기록되고 있다. 공군은 광활하고 정밀한 전장감시능력을 통해 국가이익 침해요소를 사전에 억제하고, 공군만의 특성인 신속하고 정확한 전투·교전 능력은 유사시 가장 효과적인 적 억제 및 무력화 수단으로서 독보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공군의 중추적 역할은 미래전에서 더욱 확대될 것이며 그 범위 또한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어질 것이다. 또한 지난 한·일 월드컵과 부산 아시안게임 기간 중 공군이 보여준 완벽한 영공방위태세와 태풍 루사로 인한 전 국가적 재난상황에서 공군의 역할(각종 재해·재난 감시, 긴급 수송·후송 등)은 불특정 세력에 의한 각종 테러와 국가적 자연재해 등 새로운 안보상황에서도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공군의 힘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올 한해에는 이제까지의 노력과 결실을 바탕으로 공군 전 장병이 동일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임무수행과 조직발전, 국가안보를 위한 지속적인 모티베이션을 창출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국가안보의 주도적 담당자인 공군의 역할과 소명을 다시 한번 되새겨보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 출처 : 공월간공군 2003년 3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