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화의 고구려 기병



음 다소 어색해 보여도 양해를........ 대략적인 컨셉은 이해 하실 것입니다. 다만 좀 옥의 티가 있다면 저 발목 보호 대 인데...... 저건 고구려가 아니라 가야 판 갑에 들어 가야 하는 건데..... --; 찰 갑으로 된 다리 보호대가 있는데 거기다 철판 발목 보호 대를....??? 근래에는 발목 보호대가 아니고 팔찌로 보는 것이 정설인 듯 합니다. 저도 발목 보호대인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여하간 저건 가야 판 갑의 부품입니다. 고구려 찰 갑과는 별 관계가 없는 물건입니다.

뭐 그것만 빼면 가장 고구려 기병에 근접한 복원이라고 개인적으로 평가하는 것인데 뒤에 말을 넣어서 분위기를 내어 봤습니다.


고구려의 보병


벽화에 묘사된 고구려의 보병




완벽하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대략 위의 그림과 근접한 모습일 것입니다. 머리에는 철재 투구를 쓰고 손에는 장 방패와 창을 든 모습입니다. 갑옷은 기병처럼 다리 보호구나 목 가리게는 착용 하지않고 몸통 부위 정도만 방호 하는 미늘 갑옷을 착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코엑스에 전시되었던 것과 비교 해보시는 것도.... 예전에 올린 글에도 사진이 있습니다.


백제의 보병


백제의 투구


백제의 뼈 미늘갑옷


짜 집기를 하다 보니 갑옷이 병사 갑옷이 아니라 장군 갑옷이군요......... --;; 물론 일반 병사들은 저것 보다는 갑옷이 단순 했을 것입니다. 어쩌면 고급 장교들은 저러고 다녔을 지도........ 암튼 백제쪽은 워낙 군사 유물이 희귀하다 보니 유추를 해낸다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다만 지금까지 나온 몇몇 유물을 토대로 보면 대략 중국쪽 분위기의 군대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아마 통상적으로 우리가 우리나라의 옛 군대라고 생각하는 모습이 실상 백제군의 모습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영화 '황산벌'에서 백제군의 모습이 실재 백제군의 모습이라고 봐도 크게 하자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황산벌'에서 한가지 눈에 걸리는 것이 바이킹 투구 같은 두개의 뿔인데 실제 백제 투구 유물엔 그런 뿔은 없습니다. 그리고 투구에 그런 뿔 장식이 있으면 병장기를 사용할 때 팔이 뿔에 걸려 버립니다.--;; 그래서 바이킹들도 전투시에 쓰는 투구는 그냥 철모처럼 단순합니다. 뿔 달린 투구는 의장용 같은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반면 신라군의 경우는 '황산벌'에서 묘사된 것과는 아마도..... 판이하게 달랐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신라는 가야쪽에 더 가깝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가야의 보병




가야 출토 유물들


일본에서 복원한 것


위의 것은 가야의 보병을 나름대로 비슷하게 꾸며 봤습니다. 역시 완전하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대략 저런 모티브였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 위의 일본에서 복원한 것도 참고 해볼만한 듯 하고....... 다만 일본 것은 어깨 부위가 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저런 구조라면 사실상 팔은 못 움직입니다. 팔의 움직임에 제약이 없게 하려면 어깨 부위가 로마군 갑옷처럼 그런 구조가 되어야 합니다. 저것은 조금 이상하게 복원된 듯 합니다.

우선 투구는 전형적인 철모의 형태라고 볼 수 있겠고 대체적으로 투구에 볼 가리개가 있었던 것으로 봐서 보병들도 가죽 재질의 볼 가리개가 있어서 그것이 턱 끈 역할을 하면서 머리에 고정 했을 것으로 생각 됩니다. 현재 바가지처럼 철모 부위만 남은 것은 가죽 재질의 볼 가리개가 부식되어 사라졌을 것으로 생각 됩니다. 그리고 목 부위를 보호하는 보호구와 몸통을 보호하는 단 갑, U자형 철판을 여러 겹 겹친 어깨 보호구로 어깨와 팔의 상부를 보호 했을 것입니다. 


가야의 기병


왼쪽의 유형이 주로 기병이 착용한 갑옷으로 추정


출토된 갑옷들


팔찌(예전에 발목 보호대로 알았는데 요즘은 팔찌라는 것이 정설이라고 하는군요.)


요것도 좀 어색하긴 하지만 대략 기본적인 모티브입니다. 투구는 보병용에 비해 디자인이나 장식이 화려했을 것으로 생각되고 몸통의 단 갑의 경우는 가죽벨트 같은 것으로 어깨에 고정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손목에는 팔찌를 착용 했던 것 같고 마구와 함께 나온 것을 보면 분명 말을 타고 다녔다고 볼 수 있고 아마 주로 고위급 장군이나 고급 장교들이 착용하거나 의장용 군장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은 철이 부식이 되어서 상당히 우중충하게 보이지만 번쩍번쩍하게 광을 내고 군장을 제대로 갖추면 매우 화려한 갑옷이었을 것입니다. 신라후기의 조형 물들을 참조 해본다면 비단 같은 것으로 튜닉처럼 몸에 두르고 다니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저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중장 기병은 아닐 것으로 봅니다. 가야와 신라 지역에서 중장기병이 출현한 시기는 광개토왕이 이끌던 고구려군이 남하하던 시점 이후로 보고 있습니다. 실재로 그 이후부터 갑옷이 상당한 변화를 겪습니다. 고구려식 미늘 갑옷이 그 무렵부터 이 지역에서도 나타납니다.


사족

아무래도 앞으로는 시간여유가 없어서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을 것 같아 마무리 겸 가야의 단 갑과 관련해서 조금 흥미 있는 주제를 다루어 볼까 합니다. 지금 까지 삼국시대의 군대에 대해 나름대로 조명을 해보면서 좀 특이했던 점은 의외로 고대 중앙아시아 및 지중해지역의 군사 문화가 만주 일대와 한반도, 일본지역에 걸쳐서 영향을 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구려의 기병을 보면 스키타이의 기마전사가 연상되는 면이 있고 가야의 단 갑은 마치 그리스, 로마 풍의 분위기가 나기도 합니다. 실재로 이를 암시라도 하듯 신라 유물에서 로마 유리가 나오고 있고...... 신라, 가야에서 출토되고 있는 금 관과 금 장식이 한때 로마에서 유행하던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반면 백제쪽은 단편적인 유물로 봐서는 중국쪽의 군사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을 가능성이 있고(이건 아마도 지정학적인 위치에 많이 좌우 되는 것 같습니다.)........

스키타이와 관련해서는 고조선과의 연관성에 대해 학계에서 간간히 언급이 되고는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의 관심을 끌었던 또 하나의 의문이 4세기무렵에 돌연 신라와 가야 지역에 출몰한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어떤 존재들입니다. 현재로선 어떤 경로를 통하던 4세기 무렵에 로마 유리와 금장식 문화, 독특한 군사 유물을 가지고 한반도로 유입해 들어온 그 어떤 존재들이 있었다는 것이고 일부 학계에서는 훈족을 지목하고 있다는 정도 입니다. 그리고 로마 유리가 암시하듯 그들이 로마 문화권과 접촉 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정도 입니다.

훈족설에 대해서는 3 ~ 4세기 무렵 로마제국 말기에 유럽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낸 종족이 훈족이기 때문에 여러 정황이 대충 맞아 떨어지긴 합니다. 만약 그들이 훈족의 일단이라면 유물의 성향으로 봐선 적지않게 로마 문화에 동화된 상태였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런 예는 상당히 많이 있었습니다. 대표적 예가 영국에 거주 했던 켈트 족인데....  4~6세기 무렵의 켈트족이(흔히 아더왕의 이야기가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타 종족에게는 로마인으로 불리우기도 했습니다.

일단 여기에서도 하나의 가설을 세워 본다면 일찍이 유럽에 정착해서 로마문화에 동화되어 살던 일단의 훈족의 무리가 어떤 계기로 인해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해서 한반도의 동남단과 심지어 일본의 큐슈 일대에 까지 흘러 들어가서 정착하였고 그것이 로마 유리와 금관 및 장신구, 가야의 단 갑의 형태로 나타난 것이 아닐까 하는.........

물론 이건 순전히 저의 가설입니다만. 과연 그들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밝혀야 할 수수께끼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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