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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통무기 고찰 - 8. 삼국시대 보병들의 전투형태

이번에는 삼국시대의 보병들의 전투방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유추를 해볼까 합니다. 사실 삼국시대 전투의 형태에 대해선 문헌에도 뚜렷이 나타나 있지도 않을 뿐더러 대부분 중국쪽의 전투를 참고해서 유추하는 정도입니다. 쉽게 말해서 중국인들이 이렇게 싸웠으니 우리도 비슷했을 것이라는……… 그러다 보니 삼국시대를 다룬 소설들을 보면 완전히 중국의 ‘삼국지’의 아류가 되어 버렸죠. 한국은 중국과는 지형적인 특성이 전혀 다른데도 유사한 전술을 적용해서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를 지금까지의 유물이나 벽화를 통해서 추론을 해보려고 합니다. 우선 보병의 경우 전투의 형태를 유추해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단서는 방패의 형태라고 생각 합니다. 방패의 형태를 단서로 해서 삼국시대의 보병들의 전투 방식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아 보고자 합니다.

■ 고구려

위의 그림은 아시다시피 고구려 중 보병의 모습인데 지금껏 수 차례 보았을 것입니다. 이번엔 위의 벽화에 묘사된 보병의 모습을 참고해서 과연 고구려의 중 보병들은 실제 전투에서 어떤 형태로 싸웠을 것인지를 유추 해볼까 합니다.

우선 창을 보면 그림상으로 볼 땐 전체적인 길이가 그렇게 길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대략 보통 성인의 키를 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장 창 이라고 볼 수는 없고 비교적 길이가 짧은 창에 속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중요한 핵심은 방패인데 실제 방패의 형태를 보면 어떤 식으로 전투를 행하는지 어느 정도 유추가 가능합니다.

일단 왼쪽을 보면 두개의 타원을 합친듯한 형태의 장 방패인데 오른 쪽에 비하면 조금 실용적으로 개량된 듯 합니다. 오른쪽은 직사각형에 가까운 육각형의 방패입니다. 일반적으로 저런 행태의 무장을 한 중 보병들은 횡대형 밀집대형을 구성해서 전투를 하는 것이 보편적인데 특히 방패의 형태가 중요한 열쇠가 됩니다. 밀집 대형을 이루면 방패들이 자연스럽게 서로겹겹이 붙으면서 일종의 방벽을 형성해서 방어막 구실을 합니다.

　

음.... 그림이 좀 허접 하더라도 이해를...(비율이 좀 안 맞기는 하지만 대략 이해는 하실 듯)

위의 그림은 벽화에 묘사된 고구려 중 보병들이 구사 했을 것으로 보이는 전투의 형태입니다. 제가 저런 형태로 본 것은 방패의 형태로 추측 한 것인데 상, 하부를 저런 식으로 대칭으로 깍아 내고 측면이 직선형 인 것은 창이나 병장기를 방패의 측면으로 겨누는 것 보단 위로 든 형태로(마치 투창을 든 자세....) 겨누는 것이 자연스럽기 때문입니다.

특히 방패를 횡대로 정열하면 그림처럼 톱니 모양이 되는 데 이것이 마치 성벽의 상단부와 같은 역할을 해서 사이 사이로 창을 겨누는 그런 형태가 되었을 것입니다. 이는 벽화의 왼 쪽에 있는 병사들의 방패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다만 왼쪽의 방패는 가운데를 더 파서 시야를 확보한 것 같습니다. 제가 굳이 개량형 방패인 것 같다고 한 것도 그 이유입니다.

위의 그림이 실 예로든 것인데 벽화에 묘사된 고구려의 보병들은 위와 같은 형태로 전투를 했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투 방식은 매우 단조로웠을 것으로 보입니다. 저런 자세에서 창으로 지르기를 반복하는 방식이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 백제

위의 그림은 아마 기억이 나실지 모르겠는데 일본의 '이소노카미'신궁에 있는 '백제'산으로 추정되는 장 방패입니다. 대략 형태를 보시면 직 사각형인데 사실 자세히 보면 완전한 직 사각형이 아니고 가운데가 들어간 오목렌즈같은 모양입니다. 위의 형태가 주는 의미는 백제의 보병들은 벽화의 고구려 보병과는 조금 다른 형태를 취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일단 전체적으로 고구려의 방패가 좌우 대칭적인 모양이라면 위의 것은 상하 대칭적인 모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의 그림을 보시면 백제 방패의 경우 횡대로 정열을 하면 방패와 방패 사이에 틈이 생기는데 그사이로 창이나 병장기를 겨누어서 전투를 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백제군은 방패와 방패사이로 창이나 칼등 병장기를 겨누어 전투를 하는 방식을 구사 했을 것으로 생각 됩니다. 다만 '이소노카미'신궁에 있는 방패가 백제의 보편적인 방패인지는 알 수 없으나 백제의 방패가 대체적으로 저런 형태라면 위의 사진과 같은 형태가 백제의 보병들의 주요 전투 방식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백제에도 신라의 장 창당과 같은 장 창 보병이 존재했을 가능성도 점쳐 볼 수 있습니다.

■ 신라, 가야

위의 사진은 가야에서 출토된 기마 인물형 토기입니다. 신라 쪽에서도 유사한 물건이 발굴 되기도 했지만 위의 것은 방패를 들고 있기 때문에 당시의 방패를 어느 정도 고증 해보는데 단서가 될 수 있는 자료 중의 하나입니다. 대략 살펴보면 창을 들고 있는 자세를 보면 기병이기 하지만 창을 높이 드는 전형적인 스파르타식 창 병술을 묘사하고 있습니다.(창의 앞부분이 부러져 나가서 완전한 형태는 아니지만........) 또한 전투 상황에 따라서 창을 던지기도 했을 것입니다. 아마 고구려 보병들도 창을 투척하는 전술을 구사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위의 기병의 복식을 보면 고구려의 영향을 받은 듯도 합니다. 고구려 벽화에는 기병이 방패를 들고 있지는 않지만 위의 토기를 보면 삼국시대에 기병이 방패를 들기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문제는 보병도 저런 형태의 전술을 구사 했을 가능성인데 충분히 가능한 얘기입니다.

특히 저의 눈길을 끈 것이 방패인데 고구려 벽화와 백제의 것 과는 또 다른 느낌을 줍니다. 전형적인 비대칭을 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각이 진 초승달의 형태를 하고 있는데....... 아마도 오른쪽의 시야를 확보하고 창이나 병장기를 다루기 편하게 하기위한 형태인 것 같습니다. 삼국시대에도 상당히 다양한 형태의 방패가 사용 되었을 것입니다.

위의 그림은 보병의 전투대형을 간단히 묘사 해본 것인데 세계의 타 지역의 예를 보아도 보병과 기병의 방패가 그렇게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면 보병도 저런 방패를 사용했을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됩니다. 저기에 판 갑으로 무장한 보병을 상상해본다면 고대 그리스의 Hoplite나 로마의 Legion에 버금가는 중 보병이었을 것으로 생각 됩니다.

위의 것은 유사한 스파르타식 창 병술을 예로 든 또 다른 그림입니다. 대체적으로 고구려와 가야(신라?)쪽이 스파르타식 창 병술을 구사 하는 것 같고 백제가 마케도니아식 창 병술(창을 아래로 겨누는 방식...) 구사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인데........ 꼭 100%단정짓기는 어려운 것이 신라의 경우는 장 창당에서 보여 주듯이 마케도니아식 창 병술을 구사 했던 경우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