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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통무기 고찰 - 7. 삼국시대에는 어떤군대가 격돌했을까?

이번에는 약간 머리를 식히는 겸해서 가벼운 주재로 글을 써볼까 합니다.

과연 삼국은 각각 어떤 모습의 군대가 전투에 나섰을까 하는 문제를 다루어 봅니다.

다만 이번 글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드리시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물론 내용이 전혀 근거 없는 것은 아니고 지금까지의 여러 자료들을 바탕으로 추론한 것이므로 다소는 비약적으로 해석 된 부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하나의 가능성으로 언급하는 것들이니 너무 심각하게 받아드리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과연 삼국시대에 고구려, 백제, 신라의 군대는 어떤 군대들 이었을까? 하는 것을 약간 재미 삼아 추론(내지는 거의 상상이죠....^^)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보편적으로 지금까지 삼국시대가 배경이었던 영화, 사극 또는 소설등에서 묘사 되어온 삼국의 군대는 거의 유사한 형태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기본 군장에서 전술에 이르기 까지 서로가 판이하게 달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를 간단하게 대략 정리를 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고구려

대략 북방 및 중앙 아시아적 특성(여기에 약간의 중세 유럽 풍이 가미된 듯한 군대...), 비교적 기병의 비중이 높음...

고구려군대의 특징은 전형적인 고대 중앙아시아 풍을 많이 엿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쇠 미늘로 되어있는 찰 갑을 주로 착용하며 갑옷의 형태가 쇠 미늘갑옷이면서도 중국과는 그 계를 달리하는 것으로 고대 중앙아시아지역과 상당히 연관이 있어 보이는 듯한 그런 형태입니다. 또한 비교적 기병이 중요한 전력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고대 스키타이족>

■ 백제

전형적인 중국 풍의 군대가 주류였을 가능성이 높음...

백제의 경우는 일찍이 활발한 해상 활동을 통해서 초기부터 중국과 활발한 교류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고 또한 지정학적인 여건상 중국인들의 이주도 상당히 있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백제가 고구려와 같은 부여계 왕조라고는 하나 대부분 국민들의 구성은 토착민일 것이며 중국에서 이주해온 이주민도 상당 수 포함되어 있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 이유로 상당부분은 중국화된 문화적 특징을 가지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표적 예가 남조의 영향을 받은 듯한 무령왕릉일 것입니다.

이는 군대의 특징에도 그대로 반영되어서 위의 이미지에서 보듯이 중국식의 차양 주와 미늘갑옷으로 무장한 중국화 되어진 군대였을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합니다.

■ 신라, 가야

다분히 고대 그리스, 로마의 중 보병군단을 연상시키는 듯한 군대...

신라와 가야는 소백산맥과 태백산맥으로 사실상 고립되어 있는 지역이라는 특성 때문에 한동안 상당히 독특한 문화가 발달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탓에 발굴되고 있는 군사 유물들도 좀 유별난 면이 있는데 소위 가야 판 갑으로 알려진 철제 단 갑의 다량 출토입니다. 이는 전형적인 고대 그리스, 로마의 중보병과 유사한 형태의 보병군단이 주류를 이루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문화적으로는 인도나 아랍지역과의 교류의 흔적도 엿볼 수 있습니다. 일설에 신라의 처용이 아랍인이라는 설도 있으며 판갑의 경우도 그런 부산물이 아니냐는 설도 어디서 본 것 같습니다. 실재 지난번에 소개한 황남대총의 로만그라스 유물은 그 가능성을 암시 하는 듯도 합니다.

<로마군 중 보병>

■ 외인부대, 용병들

그밖에 이방인들로 구성된 용병이나 외인부대도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대체적으로 후보들을 언급해보면 고구려쪽은 주로 거란, 말갈...

백제쪽은 남조 등과의 밀접한 관계를 감안하면 중국인(한족)으로 구성된 부대도 있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왜의 군대도 참전을 했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왜의 경우도 어느 계보냐에 따라서 특성이 달랐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즉 백제계 세력이냐 가야계 세력이냐에 따라 달랐을 것입니다.

■ 거란

대체적으로 서 요하 부근에 살았던 민족으로 알려져 있는 유목 민인데 대 중국전에서 자주 용병으로 참전 했던 것 같습니다. 훗날 요나라를 새우고 발해를 멸망 시키기도 하죠.

■ 말갈

흔히들 여진, 만주족으로 일컬어지는 민족으로 흑수 말갈로도 불립니다. 일찍부터 고구려에 복속 되면서 용병으로 자주 활약 했던 것 같습니다. 이들은 훗날 금과 청을 세우고 조선 후기에 우리에게 삼전도의 굴욕을 안겨주었던 장본인이기도 하죠. 한가지 흥미있는 설은 '금'이 바로 신라의 김씨 성을 상징한다는 설이 있더군요. 금, 청 황실이 신라의 마의 태자의 후손이라는...........

■ 중국인(한족)

이는 공식적으로 확인 된 바는 없지만 중국의 남조와 한국쪽의 백제와의 동맹관계의 일환으로 중국의 군대가 상호 군사 지원의 형태로 참전 했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실재로 백제가 군사 지원을 요청하는 남북조 시대의 외교문서가 중국 문헌에 확인 되고도 있고(다만 그네들의 해석이 좀 가관이긴 하지만......).......

또한 삼국지나 남제서등에 고구려군이나 백제군과의 전쟁에 대한 기록이 보이는 것으로 봐서는 고구려군이나 백제군이 중원의 전쟁에 개입내지는 참전했던 경우는 있었던 것 같습니다.(소위 고구려, 백제의 100만대군이 오,월과 제,노의 땅을 침공 했다는 남제서등의 기사는................ 침공이라기 보다는 부분적인 참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100만이라는 숫자도 의미를 둘 필요는 없습니다. 중국의 기록이란 것이 워낙 과장이 심해서.......--;;) 그렇다면 중원의 군대가 우리의 삼국간의 전쟁에 참전하는 경우도 충분히 가능했을 것입니다. 특히 한족들로 구성된 외인부대가 백제군 쪽에서 활약 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가정 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 왜(일본)

과연 고대 왜의 군대도 한반도의 전쟁에 참전 했을까? 가능성은 얼마던지 있습니다. 다만 일본 애들은 이런 얘기 나오면 상당히 이상한 쪽으로 해석을 해서 걸고 넘어지는 경향이 있어서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그동안 많은 논란을 빚어왔던 광개토왕 비문의 임축년에 왜가 바다를 건넜다는 기사가 제가 볼 땐 그런 경우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고대 한,일간의 관계라는 것이 그렇게 뚜렷하게 문화적인 구분이 있었던 것도 아니며 마치 고대 그리스시대의 발칸반도와 소아시아와 같은 그런 관계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또한 서로 간에도 많은 세력들이 오고 가면서 이합집산을 하던 시기라서 설사 임나 일본부설이(뭐 저는 별로 타당성이 없다고 보지만........ 사실 일본부라는 명칭 자체가 시대적으로도 말이 안되죠.) 타당성이 있다고 해도 그것이 근대 일본이 한국을 침략할 구실은 못 된다는 것입니다. 잘해야 결국은 한반도와 열도를 오고가던 수많은 고대 세력들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왜의 군대도 어느 계보냐에 따라 성격이 달랐을 것입니다. 백제에 가까운가 또는 가야쪽에 가까운가에 따라 달랐을 것입니다.

위의 투구는 지난번에 소개한 백제의 것으로 보이는 철제 장 방패와 칠지도가 소장되어 있는 일본의 '이소노카미'신궁에 보관되어 있는 중국식 차양주입니다. 한눈에 봐도 이들은 백제와 연관이 되어 있는 세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죠.

위의 사진에서 복원한 병사는 가야식 판 갑과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왜의 군대도 어느 계보냐에 따라서 판이하게 달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마 임축년 기사에서 가야를 지원하기 위해서 바다를 건너와서 광개토왕의 고구려 군대와 싸웠던 군대가 이들이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 흑치족

흑치족이라 함은 말 그대로 검은 이빨의 종족이라는 뜻인데 주로 코코넛이나 야자열매같은 당도가 높은 먹거리를 주로 섭취하는 종족들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현상인데 당분이 화학작용을(일종의 충치 같은걸 말하는 듯....) 일으켜서 이빨이 검게 변한다고 합니다. 주로 아열대 지방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흔히들 필리핀을 많이 거론하지만 꼭 필리핀이라고 단정지을 근거는 없습니다. 보편적으로 동남아 지역으로 해석 될 수 있습니다. 일설에는 백제의 흑치상지 장군이 그쪽동네 출신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또한 온몸에 문신을 새기고 다니며 매우 전투적이라는 종족에 대한 언급이 삼한시대에 있는 것으로 봐서는 헛 소리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상 살펴본 내용이 절대적이라고는 할 수는 없겠지만 대략 초기에는 이런 특성을 띠다가 삼국후기에 가면서 서로가 혼성되는 현상을 나타내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특히 광개토왕이 이끄는 고구려 군대의 남하가 또 다른 새로운 군사 문화의 유입을 가져온 것 같습니다. 실재 발굴 유물도 그걸 대변해주는 것 같습니다.